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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April 24, 2011, 10:51 PM / ◦ Top


일본 여행 중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지하철에서 문고본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의(손바닥 보다 조금 큰) 책을 북케이스에 넣고 읽는 사람들이었다. 북커버의 디자인과 종이의 질도 중요하지만 요즘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싶은 책들이 많이 보여서 조금 아쉽다. 양장본과 페이퍼백을 절충한 합리적인 사이즈와 무게의 (?!)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대중(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시장가격은 생각보다 훨신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는 것 같아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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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백의 그림자', '풀이 눕는다'를 찾아서 손에 들고 마침 눈에 띈 '테레즈 라캥'도 함께 빌리려고 하는데 김숨씨의 책이 문득 생각나는 거라. 아마 대출중이겠지...싶은 마음으로 둘러봤는데 서가에 꽂혀있었다. '테레즈 라캥'과 '침대'를 놓고 한 30초간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침대를 선택했다. 테레즈 라캥은 분명 다음주에도 서가에 고이 꽂혀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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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미국에서 산 롤링스톤즈 (혓바닥)후디를 입었다. 산 다음 한 번도 입지 않고 한국으로 가져왔는데 한동안 잊고있었다. 소매 끝을 당겨서 냄새를 맡으니 익숙한 미국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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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기대했던 '의 그림자'를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챕터를 읽는데 어렴풋이 어떤 소설이 떠오를까 말까 했다. 뭐더라..뭐더라...하면서 기억을 더듬다가 생각났다. 지지난주에 읽었던 히라노 게이치로씨 소설집에서 읽었던 '이윽고 광원이 없는 맑은 난반사의 표면에서……/『TSUNAMI』를 위한 32점의 그림없는 삽화' (하이고, 제목이 길기도 하다...). 히라노씨의 소설 속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몸에서 모래를 흘리기 시작한다. 백의 그림자 속 세계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그림자가 일어난다. 또한 어쩐 이유에선지 이 그림자들은 주인에게 위협적인 존재이다. 

무재씨가 있고 은교씨가 있다. 

제비 새끼 주둥이에 뻥 과자 주듯, 전구를 봉투에 담아서 파는 노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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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생각했다.
누군가는 어둠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누군가의 아버지는 수술실에 앞에서 7시간째 계속되는 아들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고, 누군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라면을 먹으면서 드라마를 보고, 누군가는 모래사장 위에 누워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침대에 누워서 그런 상상을 했다. 지금 나와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전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나서 견딜 수 없이 쓸쓸해졌다. 나의 존재감은 중력보다도 무겁고, 너무 절박하고, 모든 세계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게 숨 쉬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데, 60억개가 넘는 자아와 욕망, 사랑, 증오 등을 생각하다보면 시간도 공간도 그 무엇도 의미 없이 색깔을 잃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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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백의 그림자로 돌아와서.
일상이면서도 낯선 공간. 폭력적이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은교씨는 매일 출근을 하고, 무재씨를 만나 차가운 메밀국수를 먹고, 목이 메여 부르지 못하는 노래를 듣고, 가마의 모양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산다. 만약 그녀가 그림자를 계속 따라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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