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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5, 2011, 11:52 PM / ◦ Top
어젯밤부터 내뱉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았는데 막상 멍석을 깔고보니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며칠 전 영화 '장미의 이름'을 보는데 숀 코네리가 정말 멋있었다. 이 영화 자체도 1986년에 만들어 진 작품인데 거기서도 이미 숀 코네리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와 중년의 경계부근..;)로 나왔다. 잘생긴 할아버지라는 이미지로 머릿속에 박혀버린게 미안해서 조만간 제임스본드시절 그의 영화를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생각난 김에 거의 10년 전 사 두고 열 페이지도 읽지 못한 채 컵받침으로 잘 쓰고있는; 움베르토 에코의 원작 소설을 꺼냈다. 하드커버 껍데기를 펼쳐드니 나를 반기는 2003년 8월 31일의 나
맞다. 저시절 난 책을 사면 저런식으로 짧게 기록을 남기곤 했다.


나는 이 책을 산게 고 1때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고 2때였나보다. 그럼 고 1때 산 건 푸코의 진자였나. 물론 그것도 열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다. 변명을 해보자면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은 도저히 알아먹을 수 없는 서문과 역자분께서 친절하게 달아주신, 덕분에 소설의 본문까지 파고들어 엄청나게 장황해져버린 각주가 문제다. (지금도 나는 서문달린 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그 시절 나는 도서관에서 허세부리기 좋은 두꺼운 책을 골라 굳이 학교까지 들고가서 읽곤 했었다. 랭보의 평전이라든가 카프카의 서신 교환집 같은 책을 말이다. 정말 끔찍하게 멍청했다. 나는 그런식으로 자신을 속이면 언젠가는 진짜로 내가 그런 사람(에코의 서적을 즐겨 읽으며 카프카를 좋아하고 랭보의 시를 읊으며 세상을 향해 시니컬한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지적인 고등학생)으로 변할 것이라 굳게 믿었던 것 같다. 

아무튼 십년만에 꺼낸  책을 들고 서문과 각주는 과감하게(!) 건너뛰고 본문부터 읽기 시작하니 어찌나 책장이 가뿐하게 넘어가는지. 새벽 세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권을 다 읽어내렸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알라딘에서 나머지 하권과 함께 동물농장, 월든, 백의 그림자까지 주문했다. 과거에 책을 사 모았던게 허세 때문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소유욕 때문에 책을 산다. 소비라는 행위 자체가 어느정도는 소유욕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책을 사 모으는 것은 조금 다른 부류의 욕구이다. 사실 손바닥만한 종이에 새겨진 활자를 소유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먹을 수도 없고 입을 수도 없고 따뜻하게 덮을 수도 없는 것을. 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활자로 새겨진 순간 그것은 살아있는 것이 되고 3차원의 세계에서 존재감을 갖는다. 다시말해 생명력을 띄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함으로서 나는 위안을 얻는다. 상상이 아니라 만져지는 현실의 것으로 말이다. 

+덧
이 글을 쓰면서 아이튠즈로 라디오를 듣는데 (보통 뭔가 집중할때에는 가사 없는 클래식을 들음) classic 카테고리의 allegro 채널의 선곡이 꽤 좋다!! 얼마 전까지는 바로크 채널을 들었는데 라 폴리아만 주구장창 틀어대서 질려버림. 아무튼 이 채널은 선곡이 매우 바람직함!! (특히 악기 하나로 편중되지 않은 선곡이..) 낭만시대 쪽 음악이 주로 나옴. 약 한시간 반정도 들었는데 지금까지 선곡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브람스 심포니 2번 2악장, 파가니니 카프리스 12번, 라흐마니노프 파우스트 소나타, 생상 백조,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드보르작 세레나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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