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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듯 감기가 아닌
May 25, 2011, 5:03 AM / ◦ Top
와...진짜 이렇게 감기를 심하게 앓은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매우 아팠다.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매일 아침저녁 반복되고, 지난주부터는 기침 증세까지 더해지며 누우면 미친듯이 콜록거리고 (그래서 배와 등이 너무 아픔), 이번주부터는 콧물도 나기 시작해서 삼종세트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다 -_- 지난주에 처방받은 약이 좀 약했는지 어쩐지, 아무튼 주말에 약이 다 떨어져서 이비인후과에 다시 갔더니 이번엔 좀 센 약을 처방해줬다. 그래서인지 약을 먹으면 심장이 엄청나게 빨리 뛰면서 온 몸으로 발열하는 것이 뜨끈뜨끈하게 느껴진다. 내내 입맛이 없어서 엄마도 신경이 쓰이는지 이것 저것 사다주었지만 결국 먹는건 오렌지주스, 오렌지, 초콜릿 따위의 주전부리. 내가 입맛이 없었던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나 생각해보니 고 3 실기 입시 당일이었던 것 같다. 푸하.. 어느정도 강도의 감기인지 감이 잡히려나 ㅋㅋㅋ

오늘 아침에는 빈 속에 겁도 없이(?) 약을 털어놓았다가 3.5차원정도 되는(백의 그림자에 나오는 그 차원 부근) 이상한 나라까지 방문하고 온 것 같다. 그..angels in america에서 남주가 병원에서 지내면서 나중에는 천사랑 xx하는 환상까지 보게되는 병맛 스토리랑 매우 흡사한, 엄청 기괴하고 얄궂은 스토리의 꿈을 꿀렁꿀렁거리면서 꿨다. 현실의 줄을 새끼손가락에 아주살짝 걸쳐놓고 말이다. 거의 분단위 간격으로 꿈에서 깨어났다가 이상한 환각상태에 빠졌다 이랬는데 꿈의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남 (매우 이상했다는 것 빼고는). 감기약이 독하긴 독하구나 하는 생각과 빈 속에 아무 생각 없이 약을 먹은 나도 참 나라는 생각 등. 점심에는 김가네에서 김밥 두줄과 라볶이를 시켰는데 김밥을 입에 넣자마자 헛구역질이 막 나왔다. 속이 미친듯이 울렁거리고 한 입도 먹지 못하겠는데 약을 먹어야하니 음식은 먹어야겠고 -_- 그렇게 침대와 식탁을 왔다갔다하며 누웠다가 김밥 하나 먹고, 누웠다가 또 하나 먹고. 이런 식으로 김밥 두줄을 오기로 거의 다 먹음(!).

모이양등을 오후에 만나기로해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김밥으로 틀어막은 위 속에 다시 약을 털어넣고 종잇장 팔랑거리는 느낌으로 몽롱하게 외출. 종로3가에서 환승하려고 내리는데 앉았다 일어나는 순간 진짜 쓰러지는줄 알았음;; 아마도 약기운 때문인지 뭔지 아무튼 계속 꿀렁꿀렁거리는 속을 달래며 그녀들과 만나 대림미술관에 유르겐 텔러 전을 보러 갔다. 뙇!!!!! 드디어. 드디어 흐규흐규 ㅁ;ㅁㄴㅇ리ㅏㅁ니;얼 정신줄 단디 붙들어매고. 쿠폰으로 할인받아서 2000원만 내고 봤다. 흐윽... 인터넷에서 많이 보이는 이미지가 아닌 사진들이 많아서 매우 만족했음. 도슨트 설명을 듣는 무리들을 피해다니며 (그분들은 그룹으로 다니니 피해다니면 오히려 매우 한산) 1,2층을 돌아다니며 관람. 미묘한 앵글의 사진을 보며 이건 어떤 자세의 POV인가 상상하면서. 본인의 페니스를 다 내놓은 사진이나 벌거벗고 찍은 여러 모델들의 사진을 보며 어떤 자의식을 가지면 이런 사진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 속은 모르겠다만) 찍고, 전시할 수 있는지..그것도 잠깐동안 골똘히 생각해봄. 작품중에 안드레 페직을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h는 '어 얘, 그 남자인데 여성복 모델하고...어쩌고' 하며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그 모델에 대해서는 세 달 전인가, 이 모델의 존재를 모르는 그녀들에게 광분하며 그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변을 토하며 장 폴 고티에 쇼부터 시작해서 어떤 화보에 어떤 거랑 뭐랑 뭐랑 엄청 주절거리면서 이야기해줬었다. h는 내가 그 이야기를 미리 해줬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까맣게 잊은듯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나의 쓸데없이 비상하고 잡다한 기억력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정말이지). 나는 거기서 뭐라고 말을 이어야 하나. '내가 얘 옛날에 너한테 소개해줬었잖아. 기억안나?' 하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나도 그 사실을 잊은 척 '어 그래, 얘 요즘 유명하더라' 는 식으로 받아쳐야 하나 하는 고민을 5초정도 하다가 대답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h와는 이런식으로 이상한 타이밍과 주제에서 핀트가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내 입장에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녀의 속마음도 알 길이 없으나, 여하튼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는 죄가 없다). 이 망할 기억력을 어떻게 좀 손상시킬 수는 없는건가. 아주 쓸데없이 사소하고, 부끄러운 기억만 그리도 선명하게 코치코치 기억을 하는건지. 아무튼, 갤러리에서 볼 수 있도록 비치해둔 화보집에서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었는데 다시 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다. 역시 아마존에서 화보를 사야하나보다.

다시 아무튼
그렇게 사진 관람을 마치고 (나는 좀 걸으니깐 속이 괜찮아진 듯 했다.) 명동으로 이동.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로 쌀국수를 먹기로 함. 나는 국물만 엄청 드링킹...아...진짜 입맛이 그리도 없다니 신기할 지경..근데도 살은 하나도 안 빠진다는게 더더욱 미스테리.
하찮고 재밌는 병맛 이야기를 주절주절 서로 늘어놓으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늘 가던 카페로 이동. 두달동안 못한 이야기를 엄청나게 풀어놓았다. 외국계 회사 면접 본 것부터 해서 친구관계에 대한 투정, 늘 나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 다메진다메진 토크로 빠졌다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s가 현 남자친구와 결혼을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에 티는 내지 않았지만 아주 경악했고. s가 많이 바뀌어서 적응이 되지 않았고(좋은쪽으로 바뀐건지 아니면 불편한 쪽으로 바뀐건지 아직도 모르겠음). 지금 와 생각해보니 엄청 쪽팔린, 편 들어주고 나 잘났다는 말을 듣기위한(물론 전혀 의식하지 못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말이다) 투정을 늘어놓고.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물꼬가 트였다 막혔다 하는 대화를 세시간 남짓 나누었다. 우린 참....과거가 파도 파도 끝이 없이 나오냐 하며 웃었고, 비슷한 (어쩌면 똑같은) 이야기를 다음에도 한결같이 되풀이하며 하하호호 웃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이런 만남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끈끈한 유대감이 계속 형성되는 것 또한 좋다. 이 관계가 아주아주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녀들에게도 그럴까.

약기운이 떨어져가는 것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반팔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돌아오는 길 내내 온 몸에서 오한이 나며 춥고 어지러웠다. 그 정체불명의 센 약을 다시 입에 털어넣었다. 새로 산 샌들을 신어서 발은 온통 붓고 물집이 잡혔다. 화장을 지웠고, 불을 끄고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면서 이상하게도 울음이 터져나왔다. 약기운에 눈으로 열기가 몰리는 걸 느끼며,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기도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기를. 내가 준 상처가 있다면 누군가가 그것을 치유해 주었길. 퉁퉁 부은 눈으로 카메라를 꺼냈고 36번째 컷을 찍었다. 필름을 맡길 생각에 두근거렸고, 울고나니 무언가 해소된 듯 상쾌했고,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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